a: 대청소는 정말 힘들어요. 그래서 저는 매일매일 조금씩 청소를 하고 있습니다.
b: 청소는 몰아서 하면 너무 오래 걸리고 일이 커져요.
c: 그렇지만 주말에 창문을 열고 청소를 시작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렇지 않나요?
d: 유튜브에서 기가 막힌 플레이리스트를 고르고 청소를 시작하는 내 모습. 좀 멋져보일지도요..!
e: 하지만 청소를 시작하기까지 마음먹기가 너무 힘드네요.
f: 맞아요. 마음먹기까지가 오래 걸려서 한껏 모아두었다가 ‘대’청소가 되어 결국 대청소를 하곤 합니다. 그래도 그만큼 다 하고 나면 뿌듯함도 크지요.
g: 대청소의 짜릿함,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내일과 모레와 글피의 나에게 짜릿함을 전해주는 오늘의 나,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h: 누가 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독거인의 슬픔)
i: 그 누구가 저입니다. (애 엄마의 슬픔)
j: 이사를 앞두고 있어서 어차피 이사 갈 집에서 다시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현재 집안은 전쟁터를 방불케합니다. 집도 집이지만 지금의 제 상황도 청소가 필요한 상황이네요.
k: 이사와 대청소라… 정말 눈앞이 캄캄해지네요. 청소가 주변정리를 뜻하기도 하지만, 머릿속을 깨끗하게 비울 때의 청소로도 쓸 수 있겠군요.
l: 청소를 하고 난 후에 머릿속도 정리할 겸 명상의 시간을 가지면서 주말을 마무리하는 것도 좋더라고요.
m: 청소 후, 깔끔한 집에서의 휴식
n: 청소 후, 집이 깨끗해지면 그 순간의 기분은 정말 좋죠. 저도 그렇게 되면 아이스커피를 내리며 퇴근하는 석양빛을 감상하는 것을 즐겨 합니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저 마음을 비우고, 음료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은 정말 좋은 보상 같습니다.
o: 하지만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습니다. 어지러운 것은 집이 아니라 결국 내 마음이었던 것을요.
p: 그렇습니다. 가끔씩은 마음속의 지저분한 생각들은 갖다 버리고 휴식을 취하는 게 필요했던 것일지도요. 그래서 떡볶이를 먹으러 향합니다. 룰루
q: 룰루.. 룰루.. 룰루 비데...
r: 비데는 사람을 청소해 주는 물건인데.. 화장실 청소로 이어가 보죠. 저는 말입니다. 화장실 청소를 할 때는 거울과 유리는 확실히 투명하고 반짝거리게 하는 걸 좋아합니다. 얼룩이 없는 투명한 유리를 보면 쾌감이 있습니다. 마치 새것이 된 것만 같은. 어떠신가요? 화장실 청소.
s: 방 청소에 비하면 화장실 청소는 충동적으로 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가 문득 물곰팡이가 보이면 바로 행동에 옮기죠. 화장실 청소를 계획적으로 하시나요?
t: 사실 화장실 청소뿐만이 아니라 모든 청소를 충동적으로 하게 되는 것 같네요. 집이 지저분하기 때문에 하려던 일을 시작하지 못할 때가 있으니까요. 정리 정돈이 잘 된 책상에 앉아 오늘 해야 할 업무를 프로페셔널 하게 처리하려고 했으나 잘 정리된 책장이 마치 엄마손 파이를 연상하게 하는군요. 편의점을 다녀와야겠습니다.
u: 편의점에서 내가 좋아하는 제로콜라와 엄마손 파이를 사고 나오는 길. 오늘도 여전히 하늘은 어둡고 내 생각은 점점 충동적으로 비데를 다시 생각하는데… 이러면 안 되는 데라고 하지만 비데는 여전히 나에게 자꾸 생각나는 존재입니다.
v: 존재… 나라는 존재는 아주 야무진 존재 그 잡채지요.
w: 잡채 먹고 싶다 오랜만에 엄마 밥. 타지 생활 10년 차 나는 오늘도 엄마 밥을 그리워하며 망원 맛집 양꼬치 집에 갈 예정입니다.
x: 내일 일어나서 집안일마저 해야겠어요. 클린 더 룸!
y: 방 청소하려다가 잃어버린 줄 알았던 물건이나 자료 발견하고 추억여행 국룰이죠.
z: 국내 성인들은 의외로 성인 ADHD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증상들 중 하나가 어떠한 업무를 수행할 때 그때그때 생각나는 일을 하러 가는 바람에 최초에 생각했던 일을 못 하게 된다고 하네요. 하지만 저는 처음 생각한 일을 무조건 먼저 해결하는 스타일입니다. 스타일의 스펠링은 STYLE입니다. 다섯 글자로 되어 있죠.
A: 청소는 매우 귀찮습니다. 로봇청소기가 있다면 참 좋겠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중한 것들을 사려고 합니다. 가령 아이 앱 후드티셔츠나 더 크게는 자동차입니다. 결론은 먼지 따위는 참을 수 있고 허세 가득한 삶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아요. 나이를 밝혀도 될지 모르겠지만 40대 후반이라 청소가 삶의 일부분일 것 같지만 그건 편견입니다. 하하하 지금은 제 신발에 묻은 오물 따위를 치우는 게 제가 하는 가장 깔끔한 행위죠. 더러운 삶을 살고 있는 가운데 제 생활을 옥죄는 청소를 잘하시는 분을 가장 존경합니다.
B: 어릴 적 생활기록부에 빼놓지 않고 쓰여있던 건 ‘정리 정돈에 약함’이었습니다. 매일 이 생각 저 생각에 사로잡혀 잘 잃어버리고 사방을 잘 헤집어 놓던 어린이는 이제 부쩍 정리 정돈 잘하는 어른으로 자라났습니다. 못하는 것을 잘하게 될 때의 뿌듯함. 잘하는 것을 잘하는 것도 좋지만, 못하는 것을 잘하게 되는 거 너무 멋있잖아요!
C: 저는 커서도 정리 정돈을 힘들어하는 어른인 줄 알았는데, 자취를 시작하고 나서 제 공간이 생기니 정리 정돈의 재미를 알게 되었네요. 다시 본가로 돌아온 지금 방 정리를 열심히 하려고는 하지만 그래도 자취했을 때만큼은 열심히 할 맘이 들진 않아요.
D: 역시 인간은 혼자 있을 때 숨겨진 역량을 발휘하나 봐요. 정리 정돈 팁 같은 게 있으신가요?
E: 주차장에 있는 지정 주차구역처럼 테이블에 있는 물건들만의 자리를 만들어두면 정리 정돈이 훨씬 쉬워지는 것 같아요. 정리 정돈에 더불어 청소를 자주 하려면 아주 하얀 테이블을 사서 먼지가 쌓이는 게 눈에 보일 때마다 주섬주섬 청소를 시작하게 되지요.
F: 그것도 좋은 방법이네요! 그런데 저는 매일매일 정리 정돈을 하려 다가도 늦게 퇴근하거나 너무 피곤한 날은 어느 순간 그냥 아무데나 던져놓고 ‘아! 내일 해야지~!’하며 미루다가 어느 순간 어질러진 방의 모습을 보는 경우가 대다수인 것 같습니다. 깔끔한 방도 끈기가 정말 중요한 것 같네요.
G: 서울에 올라온 지 1년이 조금 넘어 혼자 자취 생활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게 청소였던 것 같아요. 청소의 가장 기본은 저는 사용한 물건 제자리에 바로 가져다 두기 라고 생각해요. 바로 제자리에 놔둔다면 집이 어지럽혀질 일도 없으니까요? 그리고 항상 집에 오자마자 청소기를 돌리는 습관을 만들어놓았더니 언제나 깨끗하게 유지되는 것 같아요. 가장 큰 포인트는 자기 자신이 사는 공간에 애정을 갖고 꾸며나간다고 생각하면 청소는 당연하게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H: 애정을 가지고 꾸며나간다고 생각되면 청소는 당연하게 하게 된다? 저는 반대로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지럽혀지는 그 자체로 사랑하고 싶어 청소를 하지 않는데 말이죠.
I: 내일 점심은 어떤 걸 먹어야 할지 벌써 고민이 되는데요.. 저는 오전에 땀을 빼고 수분을 채워줄 음식을 찾고 있습니다. 나는 내일 무엇을 먹게 될 것인지 당신은 무엇을 먹을 것인지 내가 보지 못하더라도 기록하면 감사하겠습니다.
J: 청소 이야기를 하다 주제가 갑자기 전환되는데 이러한 동문서답이 대화 주제에 관심이 없거나 피하고 싶은 내용일 때 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피하고 싶었던 상황이나 주제를 마주했을 상황이나 그러한 때 어떻게 대처 및 회피하는지 노하우를 듣고 싶습니다.
K: 회피를 하려고 하기보다는 돌려돌려서 거짓말이라도 하는 게 노하우인 것 같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을 대입시키곤 하는 편이에요. 꼭 피하고 싶다면 ‘아 맞다!’ 잊고 있던 꼭 말해야 하는 것을 말해서 화제를 전환합니다. 사실 전환할 화제를 만들어가기도 합니다. “청소하는 편이야? 아 맞다 청소라고 해서 그러는 데 카카오톡 채팅방 정리하다 보니까 용량이 많이 줄더라? 카톡 청소 좀 해” 이렇게요. 카톡 방, 정리하시는 편일까요?
L: 단톡방들의 늪에 빠져있네요. FOMO(포모 증후군)때문에 정리 못하는 저의 마음부터 청소해야겠어요.
M: 청소를 하기 귀찮을 때는 크라잉넛의 5분 세탁이라는 노래를 듣곤 합니다. 뭔가 청소와 집안일할 마음이 들게 만드는 노래이기도 하고, 노동요로 좋거든요. 크라잉넛은 대학시절 굉장히 좋아했던 밴드입니다.
N: 노동요는 청소할 때나 일할 때나 언제나 옳죠! 그러나 저는 청소하기 귀찮을 때 그냥 미루고 싶을 때까지 미루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이젠 진짜 해야겠다!’라는 생각과 마음이 들 때, 대청소 개념으로 싹 정리하는 거 같아요. 좋지 않은 습관이기도 하지만 차차 정리되는 물건, 쓰레기들을 보면서 ‘그땐 이랬는데. 어 이거 그때다.’라는 생각에 과거를 생각해 보기도 하고. 말끔히 청소를 마친 공간을 보면서 미뤄서 한 만큼 뿌듯함도 있는 거 같아요. 다른 분들은 미루다 하시나요, 바로바로 하시나요? 아 대신 저는 설거지는 미루지 않습니다!
O: 저는 미루지 않아요. 가령 냉동 닭 가슴살을 뜯어서 전자레인지에 팩채로 돌릴 때면 물이 바닥에 새어 나오곤 해요. 너무 귀찮고 할 일이 아무리 많아도 전 물티슈로 닦아냅니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거든요. 물론 그릇에 담아서 데워도 되지만 설거지는 더 귀찮은 문제니까요! 저에겐 자취방 청소란 외로움을 비워내는 행위에요. 전 혼자 있는 시간을 무서워하는데, 아마 잡념에서부터 비롯되어 잠을 못 자게 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리고 혼자는 아무리 재밌는 프로그램을 봐도 우울하고는 해요. 이때 잡념과 우울함을 덜어내는 방법이 제게는 ‘청소’입니다. 그래서 야근을 하고 와도 바닥을 닦아내고, 돌돌이로 침구를 정리하죠. 화분에 물도 주고요! 이다음을 이어줄 어느 분도 저처럼 청소에 단순한 행위를 넘어선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으신가요?
P: 저랑 같은 분이 계시네요! 혼자산지 어언 10년 차… 미루면 고통받는 건 미래의 저라는 걸 어느 순간 깨닫게 되었어요. 청소란 미래의 저를 위한 작은 예의랄까… 저는 체력이 엄청 약하거든요. 정신적으로 힘들 때면 몸이 잘 움직이지 않는데, 과거의 제가 미래의 힘든 저를 위해 남겨둔 예의를 보면 ‘그래, 그래도 일어나야지’ 하곤 해요. 이런 의미는 뭐라고 해야 하는 걸까요? 나를 계속해서 일으켜 세우는 힘? 사실 이렇게 당당하게 청소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게 된 것도 고양이를 입양하면서부터예요. 그전까진 그저 흐르면 흐르는 대로 사는 인간이었답니다. 청소를 하지 않으면 몸이 약한 우리 재미랑 버터가 재채기를 바로 시작하거든요. 어떻게 생각해 보면 청소란 사랑으로 비롯된 책임감의 산물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참, 문득 든 생각인데 가족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가족이 바로 이런 관계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힘들어도 몸을 일으켜 세우게 하는 존재랄까… 청소부터 시작해서 가족까지 참 멀리도 왔네요. 맞아요 저는 ADHD ENFP거든요 핫핫핫 다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참! 옷장 정리는 하셨어요? 오늘 해야겠어요.
Q: 쉬는 날에 청소를 해야 하는데, 쉬느라 할 수 없어요.
R: 쉬는 날 하기 싫은 데 하면 기분 좋은 것이죠.
S: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아무렇게나 놓인 물건들이 얼룩처럼 찍힌 것들이, 우리의 사소한 부지런함으로 깨끗하게 찍혀나간다는 생각을 합니다. 기존의 얼룩들이 씻기면 새로운 얼룩을 우리가 남길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조금 더 즐겁게 삶을 꾸려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생활에 새로운 얼룩을 끝없이 남겨봅시다. 혹시 모르지요? 그럴싸한 얼룩은 곧 각자가 가진 삶의 방향으로 남겨질 수도 있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T: 얼룩을 씻고 새로운 얼룩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청소라 일컬으니 꽤 낭만적인걸요. 낭만과 청소 친해질 수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말이죠. 청소를 하면 마음까지 깨끗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원래의 자리를 되찾거나 혹은 새로운 자리를 찾은 물건들이 정갈하게 놓여있는 모습. 생각만 해도 기분이 상쾌하네요